친구가 어제 뜬금없는 카톡을 보냈어요. "나 너무 답답해서 바깥바람 쐬러 지산동 대형 카페 왔는데, 빵 몇 개 집으니까 삼겹살값이네." 그 뒤에 붙은 웃음 기호가 어딘가 퍽퍽해 보였어요. 나는 그 헛헛함의 정체를 알 것 같았어요.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목으로 주말마다 외곽으로 차를 몰지만, 정작 결제 알림이 울리는 순간 우리가 마주하는 건 또 다른 종류의 피로감입니다. 천장 높이와 맞바꾼 영수증우리는 종종 커피 맛이 아니라 공간의 부피를 삽니다. 지산동 바우어나 평리동 퀸즈크라운 베이커리카페 같은 곳들이 그렇죠. 아메리카노 한 잔에 4,800원에서 5,000원. 넓은 전용 주차장에 차를 대고 샹들리에가 걸린 높은 천장 아래 앉기 위해 치르는 일종의 입장료입니다. 그 넓은 공간이 주는 해방감이 분명 있어요...